아이를 장례식장까지 어떻게 데려가야 하나, 그게 제일 걱정이었습니다.
진돗개였고 몸무게가 16.8kg이었거든요.
예전 같으면 제가 안아서 옮겼겠지만 이제는 저도 예순이 넘었습니다. 혼자 아이를 차에 태워 장례식장까지 가려니 엄두가 잘 나지 않더라고요.
경기광주에서 13년을 함께 살았습니다.
나이도 열세 살이었고요.
아이가 떠나고 나서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찾아봤습니다. 강아지 화장을 어떻게 하는지도 잘 몰랐고,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는지도 막막했어요.
해피엔딩에 전화하면서 아이 몸무게부터 말씀드렸습니다.
직접 운전해서 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도 했고요.
그렇게 상담을 시작했습니다.
아이와 같은 차를 타고 갔습니다
상담하면서 장례비용도 함께 물어봤습니다.
기본 화장비는 300,000원이었어요. 13년을 함께했기에, 할 수있는걸 다 해주고 싶었습니다.
수의와 관도 제대로 준비하고 꽃도 놓아주고 싶었습니다.
염습과 특수 수의, 특수관, 꽃장식에 메모리얼 스톤까지 포함된 프리미엄 장례로 진행하기로 했어요.
전체 장례비는 1,100,000원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다행이었습니다.
차량이 도착하고 아이를 옮기는 모습을 봤습니다.
몸을 받쳐 조심스럽게 옮긴 뒤 자리를 잡아주셨어요.
저는 승객 자리에 탔습니다.
평소에는 아이와 차를 타면 병원에 가거나 어디 나들이를 가는 일이었는데, 그날은 장례식장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차 안에서는 별말 없이 앉아 있었어요.

장례식장에 도착해서
저 혼자 장례식장에 갔습니다.
도착한 뒤에는 진행 순서를 안내받았어요.
몸을 정돈하고 수의를 입힌 뒤 관에 눕히고, 마지막 인사를 나눈 다음 개별 화장으로 이어진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과정을 모두 직접 보기로 했어요.
사진은 장례지도사분께 부탁드렸습니다.
제가 계속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는 것보다는 그냥 아이 곁에서 보고 싶었거든요.
장례지도사분이 아이 몸을 닦고 털을 정리하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흰 털이 손을 따라 조금씩 정돈됐어요.
집에서도 자주 쓰다듬던 털인데, 그날은 좀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말을 많이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옆에 서서 보고 있었어요.

정돈이 끝나고 수의를 입혔습니다.
장식이 있는 특수 수의였어요.
몸통부터 발과 꼬리까지 천으로 감싸고 얼굴이 조금 보이도록 정리해 주셨습니다.
그다음 아이 몸에 맞는 관에 눕혔어요.
아이를 관에 눕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좀 이상했습니다.
13년 동안 집에서 늘 누워 있던 아이인데, 이제는 관 안에 누워 있으니까요.
꽃도 준비했습니다.
흰 꽃 사이로 연분홍색과 노란색, 보라색 꽃이 섞여 있었어요.
관 주변에 꽃을 놓고 정리하는 동안 저는 아이 얼굴을 보고 있었습니다.

아이 옆에 한동안 앉아 있었습니다
개별 추모공간에서 마지막 인사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관 가까이에 서 있었어요.
그러다가 의자에 앉았습니다.
한참 앉아 있다가 다시 아이 쪽으로 가기도 했고요.
13년을 함께 살았으니 할 말이 많을 줄 알았는데, 막상 앞에 있으니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가끔 몇 마디 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조용히 앉아 있었어요.
장례지도사분이 사진도 몇 장 남겨주셨습니다.
나중에 받아보니 제가 한쪽 팔을 허벅지에 올리고 아이를 보고 있는 사진이 있더라고요.
그때는 사진을 찍는 줄도 크게 의식하지 못했습니다.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는 모르겠어요.
시간을 따로 재지는 않았습니다.
조금 더 있다가 다음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어요.
유리 너머로 화장을 지켜봤습니다
화장하는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화장로 쪽은 조명이 어두웠습니다.
화장 준비를 마친 아이는 얼굴까지 천으로 감싸져 있었고, 관에 누워 있었습니다.
조금 전까지 꽃 사이로 얼굴이 보였는데 이제는 몸 전체가 가려져 있었어요.
저는 안내받은 자리에서 그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화장이 끝난 뒤에는 유골을 수습하는 과정도 함께 봤습니다.
처음에는 화장을 하면 전부 고운 가루가 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실제로는 크기가 다른 뼈조각들이 남아 있더라고요.
조금 큰 조각도 있고 작은 파편과 가루도 섞여 있었습니다.
장례지도사분이 조심스럽게 수습하는 모습을 봤어요.
이번에는 일부를 메모리얼 스톤으로 만들고 나머지는 기본 유골함에 담기로 했어요.
전부를 스톤으로 만드는 건 아니었습니다.
상담할 때 그렇게 정했는데, 유골을 수습한 뒤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스톤과 유골함을 함께 받았어요
스톤 제작이 끝난 뒤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작은 알들이 여러 개 모여 있었어요.
한 알씩 보면 크기도 조금 다르고, 색도 모두 같지는 않았습니다.
어떤 것은 조금 더 둥글고, 어떤 것은 납작했어요.
한동안 가까이에서 들여다봤습니다.
스톤이 몇 알이었는지는 정확하게 세어보지 않았어요.
색이나 모양을 따로 고른 것도 아니었습니다.
완성된 그대로 받았습니다.
남은 유골은 기본 유골함에 담아주셨습니다.
작은 스톤과 보자기에 싸인 유골함을 함께 받았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돌아갈 때도 의전차량을 이용했습니다.
올 때와 마찬가지로 저는 승객 자리에 앉았어요.
다만 이번에는 아이 대신 스톤과 유골함을 들고 있었습니다.
차에 타기 전에 받은 물건들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유골함은 흔들리지 않게 놓고 스톤도 잘 챙겼어요.
집에 도착해서는 가져온 스톤과 유골함부터 내려놓았습니다.
어디에 둘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어요.
보자기 매듭도 풀지 않았습니다.
장례지도사분이 찍어주신 사진을 받아보니 생각보다 여러 장이 있더라고요.
아이를 정돈하는 모습부터 수의와 관, 꽃을 놓은 모습, 마지막 인사를 하던 장면까지.
그날은 제가 아이를 보고 있어서 잘 몰랐던 모습도 사진에 남아 있었습니다.
사진을 넘겨보다가 관에 꽃이 놓인 사진에서 한동안 멈췄어요.
그때도 저는 관 옆에 서서 아이를 보고 있었거든요.
13년을 같이 산 아이였습니다.
지금도 그 사진을 가끔 꺼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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