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가 조금 넘었을 때였습니다.
13살 시바견 아이가 집에서 떠났습니다.
이런 일을 처음 겪으면 슬퍼서 아무것도 못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는 오히려 이상하게 계속 뭔가를 했습니다.
숨을 다시 확인하고.
남편을 깨우고.
다시 아이를 보고.
휴대전화로 시간을 확인하고.
검색창을 열었다 닫았습니다.
‘경기광주 강아지장례식장’
검색했다가,
‘광주 강아지 화장’
으로 다시 검색하고,
업체 하나를 눌렀다가 광고 같아서 닫고,
지도도 열어봤다가 어디가 실제 장례식장인지 모르겠어서 다시 검색했습니다.
남편은 옆에서 계속 물었습니다.
“그래서 어디로 가면 된대?”
저도 몰랐습니다.
그때까지 제가 알아낸 건 거의 없었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다른 문제가 생겼습니다.
“근데 지금 얘를 어떻게 해야 돼?”
장례식장을 찾는 것보다 그게 먼저였습니다.

일단 수건을 가져왔는데, 뭘 해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를 씻겨야 하나 생각했습니다.
마지막이니까 얼굴도 닦고 몸도 깨끗하게 해줘야 할 것 같았습니다.
욕실에서 수건까지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아이 앞에 앉으니까 건드려도 되는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몸도 조금씩 굳어가는 것 같았고, 자세를 바꿔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니 글마다 이야기가 달랐습니다.
얼음을 대라는 글도 있고,
냉장고 이야기를 하는 글도 있고,
수건으로 감싸라는 글도 있고,
몇 시간까지 괜찮다는 글도 있었습니다.
읽을수록 더 모르겠었습니다.
결국 장례식장에 전화를 했습니다.
새벽이라 전화를 받아줄까 싶었는데 연결됐습니다.
제가 처음부터 말을 제대로 한 것도 아닙니다.
“저희 강아지가 지금… 방금… 경기광주인데요.”
아마 이런 식으로 말했던 것 같습니다.
상담하시는 분이 하나씩 물어봤습니다.
경기광주 어디인지.
아이 체중이 어느 정도인지.
언제 떠난 것을 확인했는지.
직접 이동이 가능한지.
그제야 제가 지금 알아봐야 할 게 뭔지 조금 정리가 됐습니다.
그리고 제가 들고 있던 수건으로 아이를 씻기지는 않았습니다.
평평한 곳에 자연스럽게 옆으로 눕히고 몸 아래 흡수 패드를 깔았습니다.
수건으로 감싼 보냉팩은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배 주변 빈 공간에 두었습니다.
실내 온도도 낮췄습니다.
몸을 계속 만지거나 자세를 여러 번 바꾸지 않는 게 좋다고 해서 그대로 두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첫 번째로 해결한 문제는 장례식장이 아니었습니다.
‘아침까지 아이를 어떻게 두어야 하지?’였습니다.

픽업을 부를까 하다가 “우리가 데려갈게요”라고 했습니다
그다음 문제는 이동이었습니다.
시바견이라 아주 큰 아이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당연히 우리가 직접 데려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옮기려고 하니까 달랐습니다.
평소에는 아이가 스스로 몸을 움직였습니다.
안아 올리면 몸에 힘도 줬습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몸 전체를 받쳐야 했고, 한쪽만 들면 안 될 것 같았습니다.
저희 집은 경기광주의 아파트였습니다.
현관을 나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주차장까지 내려가야 했습니다.
남편이 말했습니다.
“내가 안고 내려갈게.”
그런데 막상 아이를 들어보려고 하다가 다시 내려놓았습니다.
저도 그걸 보고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엘리베이터까지 가는 것만 생각했지,
현관문을 어떻게 통과할지,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어떻게 들고 있을지,
지하주차장에서 차 문을 누가 열지,
차 안에는 어디에 눕힐지까지는 생각을 안 했던 겁니다.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이번에는 픽업을 물어봤습니다.
픽업 비용이 따로 있는지,
몇 시쯤 가능한지,
집 앞까지 오는지,
아파트면 어디까지 와주는지.
처음 전화에서 한 번에 물어봤으면 됐을 텐데 그때는 그런 생각 자체를 못 했습니다.
결국 저희는 픽업을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몇 분 뒤에는 또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그냥 우리가 데려가면 안 되나?”
남편과 다시 이야기했습니다.
새벽에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보다 우리가 움직이는 게 낫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러다 아이를 다시 보니 자신이 없었습니다.
결론은 다시 픽업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우왕좌왕했습니다.
그런데 처음 겪는 일이니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비용이 갑자기 걱정됐습니다
이동 문제가 어느 정도 정리되니까 갑자기 비용 생각이 났습니다.
새벽 3시 가까운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또 전화를 했습니다.
“죄송한데요. 비용을 제대로 못 물어봤어요.”
장례 기본 비용과 픽업 비용이 같은 건지,
새벽이라 추가되는 비용이 있는지,
유골함은 별도인지,
화장을 개별로 하는 건지.
검색하면서 봤던 내용이 뒤늦게 하나씩 생각났습니다.
해피엔딩 개별 화장의 기본 비용은 체중을 기준으로 안내됐습니다.
- 1kg 미만 180,000원
- 5kg 미만 200,000원
- 10kg 미만 230,000원
- 15kg 미만 260,000원
- 20kg 미만 300,000원
- 20kg 이상 300,000원에 초과 1kg당 20,000원 추가
기본 유골함은 포함된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저희가 아이의 정확한 체중을 몰랐다는 겁니다.
마지막 병원 진료 때 체중이 몇 kg이었는지 둘 다 기억이 안 났습니다.
“11kg 아니었어?”
“아니야, 살 빠져서 10kg 안 됐을걸?”
새벽 3시에 부부가 거실에서 강아지 몸무게를 가지고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휴대전화에서 동물병원 진료 기록을 찾아봤습니다.
최근 체중을 확인해 전화로 예상 구간을 안내받고, 실제 비용은 현장에서 체중을 다시 확인한 뒤 정하기로 했습니다.

픽업처럼 이동에 필요한 비용과 기본 장례비는 따로 확인했습니다.
유골함도 기본으로 포함된 것과 추가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따로 있었습니다.
이때부터는 메모장에 적었습니다.
기본 장례비.
픽업 비용.
추가 선택사항.
처음부터 이렇게 했으면 덜 헷갈렸을 텐데 그걸 새벽 3시가 넘어서 알았습니다.
장례식장에 도착했는데 저는 계속 질문만 했습니다
경기광주에서 이동한 뒤 시설에 도착했습니다.
그제야 모든 게 끝난 줄 알았습니다.
아니었습니다.
이번에는 결정할 것이 있었습니다.
아이의 체중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전화에서 안내받은 예상 비용과 실제 비용을 맞춰봤습니다.
추가로 선택할 수 있는 항목도 설명을 들었습니다.
저는 계속 물었습니다.
“이건 꼭 해야 하나요?”
“기본 유골함은 포함된 거죠?”
“화장은 진짜 혼자 하는 거죠?”
“저희가 볼 수 있나요?”
“어디까지 볼 수 있어요?”
같은 질문을 두 번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다시 설명해주셨습니다.
개별 화장은 다른 아이와 함께하지 않고 한 아이씩 진행한다고 했고, 원하면 정돈부터 입관, 추모, 이동, 화장로 입로와 화장 후 유골 확인 및 수습까지 참관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 설명을 듣고 나서야 저는 조금 안심이 됐습니다.
제가 처음부터 ‘100% 참관 가능한 곳’을 찾아서 온 것도 아니었습니다.
검색할 때는 그런 기준이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막상 현장에 오니까 그게 궁금해진 겁니다.
아이 털을 정리할 때도 저는 처음에는 안 하겠다고 했습니다
13살 시바견이라 털이 촘촘했습니다.
한쪽으로 누워 있었기 때문에 털도 눌려 있었고 얼굴과 발 주변에는 조금 정리가 필요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장례지도사님이 얼굴과 발을 닦고 털을 정리하는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직접 해볼 수 있다고 했는데 처음에는 싫다고 했습니다.
제가 하면 더 힘들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옆에서 보고 있다가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빗만 제가 조금 해봐도 될까요?”
넓은 빗을 받아서 등 쪽을 몇 번 정리했습니다.
많이 하지는 못했습니다.
시바견의 이중모는 피부 상태를 보면서 털 방향대로 천천히 정리했고, 몸을 계속 뒤집거나 꼬리를 억지로 펴지는 않았습니다.
몇 번 하다가 제가 빗을 다시 드렸습니다.
그걸로 충분했습니다.

마지막까지 또 하나를 결정해야 했습니다
화장이 끝난 뒤 유골을 확인했습니다.
수습 과정과 기본 유골함 봉안에 대한 설명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별도의 유골함과 스톤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여기서 또 멈췄습니다.
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굳이 오늘 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기도 했습니다.
몇 시간 동안 이미 너무 많은 결정을 했습니다.
결국 추가 제작은 그날 하지 않았습니다.
기본 유골함으로 아이를 데리고 집에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이 선택도 나중에 다시 생각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그냥 집에 가고 싶었습니다.
집에 돌아오고 나서야 제가 뭘 했는지 정리가 됐습니다
새벽 2시부터 시작된 일을 돌아보면 저는 처음부터 뭘 해야 하는지 알고 움직인 게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를 씻겨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 보존 방법부터 확인했습니다.
직접 데려가려고 했습니다.
들어보려다가 픽업을 알아봤습니다.
픽업을 예약하려다가 다시 직접 갈까 고민했습니다.
결국 픽업을 선택했습니다.
비용도 처음 전화에서는 제대로 못 물어봤습니다.
다시 전화했습니다.
아이 체중도 정확히 몰랐습니다.
병원 기록을 찾아봤습니다.
시설에 도착한 뒤에는 개별 화장인지 다시 물었습니다.
참관을 할지 말지도 현장에서 바꿨습니다.
추가 유골함은 결국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계속 결정을 번복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반려동물 장례를 처음 겪는 보호자가 새벽 2시에 모든 판단을 정확하게 할 수 있을까요.
저희는 못했습니다.
대신 지금 해결해야 하는 문제 하나씩만 처리했습니다.
아이를 어떻게 두어야 하는지.
어떻게 이동할지.
얼마가 필요한지.
어디로 가는지.
개별 화장인지.
어디까지 볼 것인지.
유골은 어떻게 받을 것인지.
그 순서였습니다.
장례를 잘 알아보고 시작한 게 아니었습니다.
모르는 게 생길 때마다 물어보고, 하나 해결하면 다음 문제가 보였습니다.
경기광주에서 새벽에 아이를 떠나보낸 분이라면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처럼 우왕좌왕할 수도 있습니다.
전화하기 전에 문장을 정리할 필요도 없습니다.
우선 경기광주 어디인지, 아이 체중이 어느 정도인지, 언제 떠난 것을 확인했는지, 직접 이동할 수 있는지 정도부터 이야기하면 다음에 확인할 내용을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비용은 기본 장례비와 픽업·이동 비용, 추가 선택사항을 나눠서 물어보는 것이 좋았습니다.
제가 다시 같은 상황을 겪는다면 휴대전화 메모장부터 열 것 같습니다.
보존 / 이동 / 비용 / 개별 화장 / 참관.
이 다섯 가지만 적어놓고 하나씩 물어볼 것 같습니다.
그날 저희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도 완벽한 장례 지식이 아니라, 지금 해결해야 할 일을 하나씩 정리해주는 것이었습니다.
더 알아보고 싶으시다면
반려동물과의 시간을
조금 더 따뜻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처음 함께하는 일상부터 노령기 돌봄, 이별 준비와 장례까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모든 시간을 조금 더 따뜻하고 덜 후회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차분히 정리해두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