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광주 반려동물장례식장, 5년 함께한 고슴도치를 보내고 돌아온 날

장례식장에 도착하고도 차에서 바로 내리지 못했어요.

주차까지 해놓고 한참 앉아 있었던 것 같아요.

처음 와보는 곳이기도 하고, 아이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면 뭘 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집에서는 장례식장에 전화하고 준비할 것까지 확인했는데, 막상 도착하니까 또 다르더라고요.

저는 경기광주에서 고슴도치와 5년을 함께 지냈습니다.

몸무게는 550g 정도였어요.

집에서 아이가 떠난 뒤 고슴도치 장례가 가능한 곳을 찾아봤습니다.

강아지나 고양이 장례는 검색하면 많이 나오는데 고슴도치는 정보가 별로 없었어요.

소동물 화장, 고슴도치 장례, 경기광주 반려동물 장례식장.

검색어를 바꿔가며 찾다가 해피엔딩에 연락했습니다.

장례를 마친 지 이제 2주 정도 됐어요.

그날 사진을 다시 보다가 조금씩 적어봅니다.

고슴도치도 화장이 되는지부터 물어봤어요

처음 전화했을 때는 고슴도치도 장례가 가능한지 물어봤습니다.

제가 직접 데려가면 되는지, 따로 준비해야 할 건 없는지도 궁금했고요.

작은 동물이라 일반 반려동물 장례식장에서도 진행할 수 있는지 잘 몰랐거든요.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기본 화장비는 180,000원이었어요.

몸을 정돈하고 흰색 기본 한지천으로 감싼 뒤 개별 화장을 진행하는 구성이었습니다.

작은 기본 유골함도 포함되어 있었고요.

저는 처음부터 기본 장례로만 진행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한 가지 더 물어봤습니다.

정돈하는 과정부터 화장, 유골을 수습하고 유골함에 담는 모습까지 볼 수 있는지요.

전 과정을 참관할 수 있다고 하셨어요.

그렇게 상담을 마치고 제 차로 아이를 데려갔습니다.

막상 안으로 들어가니까

차에서 조금 더 앉아 있다가 아이를 데리고 내렸어요.

안내를 받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처음 보는 공간이었는데 생각했던 것처럼 복잡하거나 어수선하지는 않았어요.

아이를 내려놓고 주변을 잠깐 둘러봤습니다.

바닥도 정돈되어 있었고, 물건들도 제자리에 놓여 있었어요.

처음 겪는 일이라 그런지 뭐라도 남겨두고 싶었어요.

그렇다고 계속 사진을 찍은 건 아니고요.

한 장씩 찍고 다시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장례지도사분이 아이를 정돈하는 동안에는 옆에서 지켜봤어요.

작은 몸을 조심스럽게 닦고 살펴보는 모습이었습니다.

550g밖에 안 되는 아이라 그런지 장갑 낀 손 옆에 누워 있으니 더 작아 보이더라고요.

집에서는 늘 보던 아이였는데 낯선 작업대 위에 누워 있는 모습은 좀 이상했어요.

얼굴과 몸을 정돈하는 동안 가까이에서 봤습니다.

하얀 천에 감싸인 모습

정돈이 끝난 뒤에는 흰 한지천으로 아이를 감싸주셨어요.

제가 따로 수의를 고른 건 아니고, 기본 장례에 포함된 것이었습니다.

몸과 발은 천 안으로 들어가고 얼굴 부분만 조금 보이도록 정리해 주셨어요.

작은 몸에 맞춰 천을 접고 감싸는 모습을 옆에서 봤습니다.

관이나 꽃은 따로 없었어요.

하얀 천에 누워 있는 아이를 한동안 바라봤습니다.

한 시간 정도 아이 곁에 있었어요

개별 추모공간에서 마지막 인사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 가까이에 서 있었어요.

그러다가 의자에 앉았고, 조금 지나 다시 가까이 갔습니다.

평소에는 집에서 아이를 보면서 이것저것 말을 걸었는데, 그날은 별말이 안 나오더라고요.

그냥 보고 있었습니다.

사진도 몇 장 찍었어요.

시간을 확인해 보니 한 시간 정도 지나 있었습니다.

그렇게 오래 있었는지도 몰랐어요.

누가 빨리 끝내라고 한 것도 아니었고, 조금 더 있어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때쯤 다음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어요.

처음에는 혼자 장례를 치르러 와서 뭘 해야 할지 걱정했는데, 그 시간에는 그냥 아이 옆에 있으면 됐어요.

화장하는 곳에서는 유리 너머로 봤어요

화장 참관 공간으로 이동했습니다.

제가 서 있는 곳과 화장 설비가 있는 공간은 유리로 나뉘어 있었어요.

옆에는 검은 커튼도 있었습니다.

안쪽은 조명이 조금 어두웠어요.

아이를 화장하기 전에 한지천으로 몸 전체를 감싼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유리 너머로 보니까 아까 가까이에서 봤던 모습보다 훨씬 작아 보였어요.

개별 화장으로 진행했고, 저는 안내받은 자리에서 지켜봤습니다.

화장이 끝난 뒤에도 현장에 있었어요.

조금 기다렸다가 유골을 수습하는 과정으로 안내받았습니다.

작은 뼈조각들이 남아 있었어요

화장이 끝나면 전부 가루가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처음 수습한 상태를 보니 작게 부서진 뼈조각들이 있었어요.

양도 많지 않았습니다.

장례지도사분이 조심스럽게 한곳으로 모으는 모습을 봤습니다.

고슴도치 몸무게가 550g이라고 말할 때는 그냥 작은 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남아 있는 유골을 보니 한참 눈이 갔어요.

그다음에는 분골하는 과정을 진행했습니다.

수습한 유골을 잘게 정리해 기본 유골함에 담는다고 하셨어요.

저는 그 과정도 지켜봤습니다.

작은 유골함을 받았습니다

분골이 끝난 뒤 작은 기본 유골함을 준비해 주셨어요.

무늬나 장식이 없는 작은 함이었습니다.

담긴 상태를 확인하고 뚜껑을 닫았습니다.

저도 가까이에서 한번 살펴봤어요.

유골함은 보자기로 감싸 매듭을 지어주셨어요.

두 손으로 받아 들었습니다.

아이를 데려올 때는 작은 몸을 조심스럽게 옮겨야 했는데, 돌아갈 때는 보자기에 싸인 유골함 하나를 들고 있었어요.

차에 타서는 흔들리지 않도록 자리를 잡았습니다.

출발하기 전에 사진을 한 장 더 찍었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차 안이 조용했어요.

혼자 운전해서 올 때와 돌아갈 때, 같은 차를 탔는데 느낌이 많이 달랐습니다.

2주가 지난 지금

작은 유골함은 집에 가져왔습니다.

아직 보자기를 풀지는 않았어요.

처음에는 집에 가져오면 바로 자리를 정해야 할 것 같았는데, 지금은 그냥 두고 있습니다.

사진도 휴대전화에 그대로 남아 있어요.

장례를 치르고 며칠 동안은 열어보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글을 적으면서 조금씩 다시 봤어요.

처음 도착해서 찍은 사진부터 아이를 정돈하던 모습, 하얀 천에 감싸인 모습까지.

그날 한 시간 정도 앉아 있던 자리도 사진에 남아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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