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전화하셨을 때 남편분은 장례가 끝나는 시간을 물으셨다.
고양이 장례가 처음이라 화장까지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면 얼마나 걸리는지 궁금하다고 하셨다.
설명을 드리고 있는데 옆에서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아내분이었다.
화장하기 전에 아이와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물으셨다.
남편분은 전체 소요시간이 궁금했고, 아내분은 마지막 인사를 나눌 시간을 먼저 알고 싶어 하셨다.
정확히 몇 시에 끝난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웠다.
아이를 정돈하고 화장을 진행하는 시간도 있지만, 마지막 인사는 보호자분들이 얼마나 머무시는지에 따라 달라지니까.
다음 일정은 조금 여유 있게 잡고 오시면 좋겠다고 안내드렸다.
남양주에서 함께 오신 부부
아이는 열 살 메인쿤이었다.
몸무게는 9.2kg.
보호자분들과 함께 지낸 시간도 10년이라고 하셨다.
직접 데려오실 예정이어서 이동하는 방법도 전화로 확인했다.
아이 몸집이 크고 이동장도 커서 차 뒷좌석을 정리하고 계신다고 했다.
도착하시면 함께 옮기기로 했다.

잠시 뒤 40대 부부가 도착하셨다.
남편분이 이동장 손잡이를 잡고 있었고, 아내분은 아래쪽을 받치고 계셨다.
나도 한쪽을 받쳐 함께 안으로 옮겼다.
이동장을 내려놓을 때 아내분이 아이 얼굴이 있는 방향을 알려주셨다.
접수 자리에서 전화로 안내했던 내용을 다시 확인했다.
두 분 모두 장례 과정을 직접 보고 싶다고 하셨다.
집으로 돌아갈 때는 기본 유골함에 담아 데려가기로 했다.
기본 화장비는 230,000원이었다.
몸과 털을 정돈하고, 기본 한지 수의로 감싼 뒤 개별 화장을 진행하는 구성이었다.
화장 후 유골 수습과 분골, 기본 유골함도 포함되어 있었다.
별도의 관이나 유료 수의, 꽃장식은 선택하지 않으셨다.
흰 국화 한 송이는 이날 무료로 준비해 드리기로 했다.
남편분은 안내를 들으면서 휴대전화에 몇 가지 적으셨다.
그러다가 아이를 정돈하는 과정도 볼 수 있는지 물으셨다.
함께 보실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다음 자리로 안내했다.
긴 털을 정돈하는 동안
이동장에서 아이를 꺼내 작업대로 옮겼다.
몸통이 길고 털이 풍성한 메인쿤이었다.
갈색 털 사이로 짙은 줄무늬가 보였다.
가슴과 얼굴 양옆의 긴 털은 군데군데 눌려 있었고, 귀 뒤쪽도 조금 엉켜 있었다.
눈은 감겨 있었다.
머리와 몸을 받쳐 천 위에 눕혔다.
몸을 살피고 얼굴 주변부터 조심스럽게 닦았다.
젖은 부분은 마른 거즈로 정리하고, 엉킨 털은 조금씩 풀었다.
귀 뒤쪽을 정돈하고 있는데 아내분이 그쪽은 집에서도 자주 엉켰다고 하셨다.
빗질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나는 빗을 잠깐 내려놓고 손으로 털을 나누어 살폈다.
남편분은 아이 발치 쪽에 서 계셨다.
꼬리가 받침 밖으로 나오지 않았는지 보시길래 천을 조금 더 넓게 폈다.
긴 꼬리가 몸 옆에 자연스럽게 놓이도록 정리했다.

정돈을 마치고 두 분이 가까이에서 아이를 보실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드렸다.
아내분은 얼굴 쪽으로 다가오셨다.
눌려 있던 털이 조금 정리된 모습을 보고 계셨다.
남편분은 아이 발과 꼬리 쪽을 한번 살펴보셨다.
한동안 그렇게 계시다가 준비를 이어가기로 했다.
국화 한 송이만 놓았습니다
기본 한지 수의를 준비했다.
메인쿤은 몸통도 길고 꼬리도 길어서 한지를 넓게 펼쳐 몸을 감쌌다.
발과 꼬리가 밖으로 나오지 않게 정리하고 얼굴은 잠시 보이도록 남겨두었다.
별도의 장식이나 매듭은 없었다.
흰 국화 한 송이를 수의 위에 올렸다.
꽃은 가슴 쪽에 비스듬히 놓고, 얼굴과 수염에 닿지 않도록 줄기 방향을 조금 바꿨다.

아이를 추모 자리로 옮겼다.
다른 꽃이나 장식은 더하지 않았다.
아내분은 조금 떨어져 있다가 천천히 가까이 오셨다.
남편분은 옆에서 아이를 바라보셨다.
두 분이 조용히 계셔서 나도 조금 뒤로 물러났다.
얼마쯤 지났을 때 남편분이 먼저 고개를 드셨다.
다음 준비를 해도 될지 여쭤보려는데 아내분이 조금만 더 있어도 되겠느냐고 하셨다.
괜찮다고 말씀드렸다.
한동안 아이 곁에 계시다가 두 분이 서로를 한번 바라보셨다.
이제 다음 절차를 진행해도 괜찮겠느냐고 여쭤봤다.
두 분 모두 괜찮다고 하셨다.
유리 너머로 화장을 지켜보셨습니다
얼굴이 보이던 부분까지 한지로 감싸고, 몸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정리했다.
두 분은 마지막으로 아이를 한번 더 보셨다.
그리고 화장 참관 공간으로 함께 이동했다.

보호자 공간과 화장 설비가 있는 곳은 분리되어 있었다.
아래쪽은 벽으로 막혀 있고 위쪽에 유리가 있는 참관창이었다.
검은 커튼을 열면 안쪽 준비대가 보이는 구조였다.
화장 설비 쪽은 조명이 조금 어두웠다.
두 분이 참관창 앞에 서셨다.
화장이 진행되는 동안 두 분은 안내받은 자리에서 기다리셨다.
화장이 끝나고 유골을 수습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을 때 다시 안내드렸다.
남은 유골을 함께 확인했습니다
화장이 끝난 뒤 유골을 수습했다.
분골하기 전이라 크기가 다른 마른 뼈조각들이 남아 있었다.
작은 조각들까지 살피면서 한곳에 모았다.
두 분을 안내해 수습한 상태를 보여드렸다.
남편분은 테이블에 손을 짚고 가까이서 보셨다.
아내분도 옆에서 한동안 유골을 바라보셨다.
그다음 분골해서 유골함에 담는 과정도 함께 보시겠다고 하셨다.
유골을 분골한 뒤 기본 유골함에 담았다.
뚜껑을 닫기 전에 두 분이 안쪽을 확인하실 수 있도록 했다.
남편분이 여기까지 보면 되는지 물으셨다.
이제 뚜껑을 닫고 전달해 드리면 된다고 말씀드렸다.
두 분이 확인하신 뒤 뚜껑을 닫았다.

기본 유골함은 무늬가 없는 아이보리색이었다.
아내분이 먼저 두 손으로 들어보셨다.
잠시 뒤 남편분도 함을 받쳐보셨다.
두 분이 함께 뚜껑이 닫힌 상태를 확인했다.
두 분이 돌아가실 때는 몇 시간이 지났는지 따로 말씀하지 않으셨다.
아내분은 유골함을 들고 조수석 쪽으로 걸어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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