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강아지장례, 마지막 수의 끈은 제가 묶어줬어요

옷장 아래 칸에서 작은 옷을 꺼내면 고개부터 쏙 내밀던 아이였어요. 목 부분을 벌려주기도 전에 다가와서,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면서 입히곤 했어요. 앞발은 한쪽씩 빼주고 마지막으로 등을 쓸어주는 게 늘 제 순서였고요.

열세 살 치와와를 보내고 열흘이 지났어요. 구리 인창동에서 동생과 함께 지낸 시간이 열세 해인데, 장례를 떠올리면 다른 것보다 수의 끈을 잡았던 제 손이 먼저 생각나요.

평소 옷은 많이 입혀봤지만 수의는 처음이었거든요. 어떻게 입히는지, 제가 손을 대도 되는지 몰라 예약할 때 물어봤어요. 지도사분이 몸을 정돈하고 준비하는 걸 도와주시면, 마지막은 제가 해주고 싶다고요.

동생이 운전해서 같이 갔어요. 저는 이동가방을 들고 들어갔는데 문 앞에서 한 번 멈췄어요. 가방을 어디에 내려놓아야 할지 몰라서요. 안내받고 안으로 들어가니 그제야 손잡이를 놓을 수 있었어요.

마지막 옷을 고르면서

저희 아이는 3.1kg이었고, 기본 화장비는 20만원으로 안내받았어요. 여기에 수의와 작은 관, 흰 국화 세 송이를 추가해 20만원, 총 장례비용은 40만원이었어요. 분골한 유골을 담아 집으로 가져갈 기본 유골함도 포함돼 있었고요.

평소 옷을 골라주던 습관 때문인지 수의는 그냥 지나치기가 어려웠어요. 마지막에도 제가 한 번 만져주고, 몸을 감싸주는 데 참여하고 싶었어요. 꽃은 흰 국화 세 송이만 놓기로 했고요. 관도 아이 몸에 맞는 작은 것으로 준비했어요.

기본 과정에서도 몸을 정돈하고 추모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어요. 저희는 그 위에 원하는 물품을 고른 거라, 다른 분들도 꼭 같은 구성을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에요. 저한테는 마지막 옷을 직접 마무리해주는 일이 중요했어요.

정돈하는 동안 동생과 옆에서 봤어요. 작은 몸을 받쳐 눕히고, 앞발과 가슴 쪽을 조심스럽게 닦아주셨어요. 저는 자꾸 얼굴을 보게 되더라고요. 검정 얼굴 가운데 흰 줄, 눈 위에 있던 하얀 점 두 개가 늘 보던 모습 그대로였어요.

끈 하나 묶는데도 시간이 걸렸어요

지도사분이 수의로 몸을 감싸주신 다음 제 쪽으로 끈을 놓아주셨어요. 제가 몸을 들어 옮기거나 처음부터 혼자 입히는 방식은 아니었어요. 천이 움직이지 않도록 곁에서 잡아주셔서 저는 마지막 매듭에만 손을 댈 수 있었어요.

끈 두 쪽을 잡았는데 바로 묶지는 못했어요. 평소에는 옷을 입히면서 앞발부터 찾았거든요. 이번엔 몸이 이미 감싸져 있고 제 손에는 끈만 남아 있으니, 다음에 뭘 해야 할지 잠깐 멈추게 됐어요.

옆에서 동생이 “천천히 해”라고 했어요. 작은 리본 모양으로 묶었다가 한쪽이 길어 다시 조금 풀었어요. 평소에도 옷이 돌아가 있으면 바로 잡아주곤 했는데, 그날도 양쪽 길이를 자꾸 보게 되더라고요.

매듭을 마친 뒤에는 수의 위를 손바닥으로 한 번 쓸었어요. 등을 쓸어주며 옷 잘 입었다고 하던 때처럼요. 말은 끝까지 못 했지만 제가 해주고 싶었던 건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관에 누운 아이 옆에는 흰 국화 세 송이를 놓았어요. 얼굴은 인사할 수 있게 보였고 몸은 수의로 감싸져 있었어요. 사진으로 다시 보니 관 안에도 여유가 있었는데, 그때는 그런 것보다 제가 묶은 끈이 풀리지 않았는지만 봤네요.

추모실에서는 곁에 앉아 인사했어요. 동생은 사진을 몇 장 남긴 뒤 휴대전화를 내려놓았어요. 제가 한동안 말이 없으니 동생이 먼저 이름을 불렀고, 저는 손을 뻗어 머리 쪽을 만졌어요. 서두르지 않고 둘이 충분히 인사할 수 있었어요.

“옷 꺼내면 먼저 와놓고, 발은 잘 안 빼줬잖아.” 동생이 그 얘기를 하니까 저도 기억났어요. 고개는 먼저 넣으면서 앞발은 꼭 제가 찾아줘야 했거든요. 장례식장에서 그 얘기를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그런데 둘이 가장 익숙하게 할 수 있는 말이기도 했어요.

같이 보고, 같이 집으로

화장 준비를 할 때는 얼굴과 발이 드러나지 않도록 한지로 전체를 덮어주셨어요. 저희는 보호자 공간에서 유리창 너머로 봤어요. 창 아래쪽은 벽으로 막혀 있었고, 검정 커튼을 걷은 안쪽에 작은 관이 보였어요. 내부가 밝지는 않았지만 어디에 아이가 있는지는 알 수 있었어요.

저는 창틀에 한 손을 올려놓고 서 있었어요. 동생은 옆에서 함께 봤고요. 둘 다 전 과정을 보기로 했지만, 막상 시작하니 처음 상담할 때와 마음이 같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제가 서 있는 자리를 벗어나고 싶지는 않았어요.

개별화장이 끝나고 수습한 유골을 확인했어요. 작은 뼛조각들 사이에 더 잘게 부서진 조각과 가루가 섞여 있었어요. 그다음 분골해 유골함에 담는 순서라고 설명해주셨어요. 저와 동생이 같이 확인하고, 함에 담는 과정까지 지켜봤어요.

기본 유골함은 무늬 없는 아이보리색이었어요. 제가 양손으로 감쌀 수 있는 작은 크기였어요. 건네받아 테이블 위에 놓고도 손을 바로 떼지 못했어요. 동생은 옆에서 가져온 짐을 하나씩 챙겼어요.

돌아가기 전, 감싼 유골함을 잠시 테이블 위에 두고 이동가방을 챙겼어요. 들어올 때 들었던 가방은 그대로인데 안이 비어 있다는 게 그때 실감났어요. 동생이 가방을 맡아 들고 저는 함을 안았어요. 올 때처럼 동생이 운전해서 구리 집으로 돌아왔어요.

며칠 뒤 동생이 보내준 사진을 넘겨봤어요. 제 얼굴은 거의 없고, 수의 끈을 잡은 손이 크게 찍혀 있었어요. 사진을 남기는 동안 동생이 제 옆에 있었다는 것도 그제야 다시 보였고요.

한쪽 끈을 조금 더 당기는 사진, 매듭 위에 손을 올린 사진. 두 장을 번갈아 보다가 그중 한 장을 휴대전화에 따로 저장해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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