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고양이장례, 귀 옆 털을 정돈하던 날의 기록

남편이 찍은 사진에는 의자가 유난히 많이 나옴.
왜 이런 것까지 찍었냐고 했더니,
“당신이 어디 앉았는지도 남겨놓으려고.”
그랬다고 한다.

장례 치르고 열흘 됐음.
서울 중랑구에서 스타펫까지 남편 차로 다녀왔다.
알아보고 연락한 건 나, 운전은 남편.
가서 뭘 할지 묻는 것도 내가 하겠다고 했는데
정작 도착하니까 준비했던 말이 잘 안 나왔음.

안에서 기다리고, 다시 물어보고

아이는 열다섯 살. 같이 산 지도 15년, 몸무게는 4.7kg.
주황빛 털에 얼굴이 납작한 페르시안이었다.
몸통은 짧게 미용해둬서 얼굴 주변이랑 꼬리 털이 더 길어 보였음.
미용했다고 온몸이 가지런한 건 아니고
귀 옆은 늘 조금씩 삐죽삐죽했다.

상담 자리, 추모실 들어가는 문, 안쪽에 앉는 곳.
남편은 이런 순서로 찍어뒀음.
나는 문 안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서 한 가지 더 물었다.
몸 정돈해주실 때 옆에 있어도 되는지.

볼 수 있다고 하셔서 곁에 있기로 함.
처음부터 끝까지 참관하겠다고 말씀드렸다.
남편도 같이 봤고, 사진은 내가 괜찮다고 할 때 조금씩 찍었다.
일하시는 자리를 막지 않는 쪽에서.

귀 옆 털은 원래 저랬음

몸을 닦고 털을 정리해주셨다.
짧은 몸통 털은 손으로 가볍게 정돈하고
귀 옆에 남은 긴 털은 서두르지 않고 빗어주심.
여기가 자주 엉키는 쪽이라고 내가 말씀드렸다.

집에서는 빗만 들면 고개부터 반대로 돌렸음.
그러면서 다른 데로 가지도 않아서
싫다는 건지 계속하라는 건지 매번 눈치를 봤다.
남편이 옆에서 “집에서도 저쪽부터 했잖아” 하는데
내가 늘 어느 쪽부터 빗겼는지 나보다 잘 기억하더라.

손이 자꾸 귀 옆으로 가서 한 번 쓸어내렸다.
다 정돈하고 나서도 털이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누워 있었음.
나는 그 모습이 익숙했다.
괜히 더 만지지는 않았다.

추가 수의나 관은 하지 않았고 기본 한지 수의로 몸을 감싸주셨다.
얼굴은 볼 수 있게 해주심.
흰 국화 한 송이는 무료로 주셔서 덮은 한지 위에 놓았다.

개별 추모실에서 인사했다.
남편은 잠깐 앉았고 나는 서 있다가, 나중에는 나도 앉았음.
무슨 말을 길게 해야 할 것 같았는데 이름만 불렀다.
조금 더 있다 가겠다고 했고, 다시 일어나 얼굴을 봤다.
나올 때쯤 남편이 내 가방을 들고 있었다.
내가 어디 내려놨는지도 몰랐는데.

기다리는 자리

여기는 중간에 물 마시러 잠깐 앉았던 자리.
남편이 찍은 사진을 보니 창 쪽에도 의자가 있었음.
그날은 앉을 데가 있다는 것만 보였지
안이 어떻게 생겼는지 제대로 못 봤다.

화장 준비할 때 다시 참관하는 쪽으로 갔다.
그때는 얼굴이랑 발, 꼬리까지 한지로 전부 덮어주셨다.
관을 추가하지 않아서 한지에 감싼 모습으로 준비됐음.

창 아래는 벽이고 위가 유리였다.
검정 커튼을 걷은 쪽으로 안이 보였는데 조금 어두웠음.
그래도 아이가 놓인 곳은 알 수 있었다.
나는 가까이 보고 남편은 한 발 뒤에 서 있었다.

화장 뒤 유골 수습하는 과정도 봤다.
작고 큰 뼛조각이 남아 있었고, 확인한 뒤 분골해서 유골함에 담아주셨다.

비용은 기본으로 진행

기본 화장비 20만원.
몸과 털 정돈, 기본 한지 수의, 추모, 개별 화장과 유골 수습·분골,
기본 유골함까지 포함해서 총 20만원이었다.
국화 한 송이는 무료 서비스.
유료 수의·관·꽃장식은 따로 하지 않았음.

내가 궁금했던 건 기본으로 하면 어디까지 함께 있을 수 있느냐였는데
정돈할 때부터 유골함 받을 때까지 곁에서 확인했다.
추모실에서도 더 인사하고 나올 수 있었고.
그 부분은 다녀와서도 잘했다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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