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려동물장례식장을 찾아, 강북구에서 왔다는 두 분이 상담 자리에 앉았다.
한 분은 휴대전화를 꺼내 메모를 열었다. 반려동물 장례를 검색하면서 궁금한 것들을 적어 놓았다고 했다.
토끼도 화장이 되는지, 마지막 인사는 언제까지 할 수 있는지, 화장이 끝나면 무엇을 받는지.
한 분이 메모를 보며 질문하는 동안 다른 분은 이동장 쪽으로 의자를 조금 돌려 앉았다.

이동장 안에는 집에서 가져온 담요가 깔려 있었다.
갈색과 흰색 털이 섞인 토끼였다. 귀가 곧게 서 있는 아이.
여덟 살이라고 했다. 두 분과 함께 지낸 시간도 여덟 해였다.
접수 내용을 보면서 체중을 다시 확인했다. 1.8kg.
서울에서 장례식장까지 어떻게 오는지도 미리 물어보셨지만, 막상 도착해서는 그다음 일이 더 궁금하신 듯했다.
아이를 내려놓으면 바로 화장이 시작되는지, 몸을 정돈하는 동안에도 옆에 있어도 되는지.
우선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지부터 설명드렸다.
토끼도 장례가 가능한지, 처음부터 궁금했다고 했다
두 분은 아이가 떠나고 나서야 토끼 장례를 알아보기 시작했다고 했다.
강아지나 고양이 장례에 대한 글은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 토끼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서울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검색하면서도 그게 가장 헷갈렸던 모양이다.
안내된 절차가 토끼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지 알 수 없어서, 전화할 때부터 토끼도 가능한지 먼저 물어보셨다고 했다.
스타펫에서는 토끼도 개별 화장을 진행한다. 반려동물을 별도로 구분하지 않는다. 모든 반려동물, 조류, 파충류도 가능하다.
아이의 종류와 체중을 확인하고, 어떤 방식으로 장례를 진행할지 하나씩 안내드렸다.
몸과 털을 정돈하고 마지막 인사를 나눈 뒤 개별 화장을 진행한다. 화장이 끝나면 유골을 수습하고, 보호자가 선택한 방식으로 마무리한다.
두 분은 메모리얼 스톤을 선택하셨다.
그래서 화장 후 유골을 분골하지 않고 스톤 제작으로 이어진다는 점도 말씀드렸다.
한 분은 메모를 고쳐 적었다.
다른 분은 아이 곁에 언제까지 있을 수 있는지를 다시 물었다. 앞에서 한 번 안내드렸지만, 그 부분은 다시 설명해 드렸다.

비용 이야기도 나왔다.
1.8kg인 아이의 기본 화장비는 20만 원이었다. 기본 유골함이 포함된 금액이다.
두 분이 선택한 메모리얼 스톤 제작은 추가로 15만 원.
기본 화장과 스톤 제작, 이 두 항목을 합하면 35만 원이었다.
별도의 수의나 관은 선택하지 않으셨다.
수의와 관을 추가하지 않아도 아이의 몸과 털을 정돈하는 기본 과정은 진행된다.
그렇게 해도 괜찮겠냐고 물으셨고, 기본 정돈을 마친 뒤 충분히 인사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한 분의 시선이 다시 이동장으로 향했다.
나머지 이야기는 다음 자리에서도 할 수 있으니, 우선 아이부터 보셔도 된다고 했다.
작은 토끼라서 천부터 다시 살폈다
아이를 이동장에서 옮기기 전에 작업대와 받칠 천을 준비했다.
몸이 작았다.
천이 접히면서 얼굴이나 발을 가리지 않는지 확인하고 아이를 조심스럽게 옮겼다.
털을 정돈하고 손을 떼니 갈색 털 사이로 흰 부분이 보였다. 길게 놓인 귀도.
정돈하는 모습을 보던 한 분이 조금 앞으로 다가오셨다.
내가 서 있는 자리가 시야를 가리는 것 같아 옆으로 비켜섰다.
손을 움직이면서 필요한 설명은 드렸지만 계속 말을 하지는 않았다.
정돈을 마친 뒤에는 두 분이 아이를 볼 수 있도록 자리를 비웠다.

추모 공간으로 이동했다.
상담 자리에서 메모를 보던 분도 휴대전화를 넣었다.
다른 분은 아이의 머리 가까운 쪽에 섰다.
두 분이 나란히 설 수 있게 자리를 조금 정리하고, 나는 옆으로 물러났다.
마지막 인사를 마치면 알려 달라고 말씀드렸다. 그때 다음 순서를 안내해 드리겠다고.
한 분이 한 발 뒤로 물러났다가 다시 아이 가까이 다가왔다.
옆에 있던 분은 그대로 기다렸다.
끝나신 건가 싶었지만 먼저 움직이지 않았다.
잠시 뒤 두 분이 함께 돌아서서 나를 바라봤다.
그제야 다음 절차를 안내했다.
화장하는 동안에도 두 분은 함께 있었다
스타펫에서는 보호자가 원하면 장례 전 과정을 참관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물론 중간에 힘들면 대기실에서 쉬어도 된다.
두 분은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보겠다고 하셨다.
정돈과 추모뿐 아니라 화장, 유골 수습, 스톤 제작까지.
화장 전에 한 분이 다시 물으셨다.
화장이 끝나고 유골을 수습하는 과정도 직접 볼 수 있는지.
가능하다고 말씀드리고, 다음에 어디에서 무엇을 보게 되는지 안내했다.
아이가 화장에 들어갈 때 두 분은 나란히 서 있었다.
나는 설비를 확인하고 필요한 조작을 마친 뒤 진행 상황을 말씀드렸다.
그동안 두 분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화장이 끝난 뒤 유골을 수습했다.
1.8kg의 작은 토끼였으니 유골량도 많지 않았다.
두 분이 보실 수 있도록 보여 드렸다.
이후에는 스톤 제작으로 이어질 예정이었다.
그때 한 분이 분골은 언제 하는 건지 물으셨다.
처음 상담에서도 설명했던 내용이었다.
일반적인 유골함 안치와 스톤 제작은 여기서 진행 방식이 달라진다. 오늘은 분골하지 않은 상태로 스톤을 만들 예정이라고 다시 말씀드렸다.
상담 때 계속 메모를 확인하던 분이었는데, 이때는 휴대전화를 꺼내지 않았다.
그냥 유골을 보고 계셨다.
메모리얼 스톤은 어떤 색으로 나올까
스톤 이야기를 처음 꺼냈을 때 두 분이 궁금해했던 것 중 하나가 색이었다.
아이의 털처럼 갈색이나 흰색으로 나오는 건지 물으셨다.
스타펫의 메모리얼 스톤은 100% 순수 유골로 수작업으로 제작한다.
별도로 색을 넣거나 원하는 색으로 조정하는 방식이 아니다.
유골의 상태와 제작할 때의 온도 등 여러 조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미리 어떤 색이 나올 거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었다.
두 분도 그 설명을 듣고 색을 따로 지정하지 않기로 했다.
유골을 수습한 뒤 분골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작을 시작했다.
제작에는 약 한 시간이 걸린다. 장례 전체 시간이 아니라 스톤을 만드는 데 필요한 시간이다.
두 분은 제작 과정도 참관하셨다.
단계가 바뀔 때마다 지금 어떤 작업을 하는지 짧게 설명드렸다.
두 분 모두 볼 수 있는 자리에서.
완성된 스톤을 작은 용기에 담았다.
많은 양은 아니었다.
작은 스톤들 사이로 용기 바닥이 보였다. 크기와 모양도 조금씩 달랐다.
색은 옅은 회백색에 베이지색이 조금 섞인 모습이었다.
토끼의 몸무게가 1.8kg이라고 해서 스톤이 몇 알 나올지 미리 정할 수는 없다.
아이마다 유골량과 제작 결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스톤을 담은 용기를 보여 드렸다.
두 분이 거의 동시에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한 분은 가까이에서 색을 살펴봤고, 다른 분은 용기 가장자리를 받쳤다.
나는 손을 떼고 잠시 기다렸다.
돌아갈 때는 빈 이동장을 들고 가셨다
장례가 끝나고 두 분이 소지품을 챙겼다.
나는 이동장 안에 집에서 가져온 담요가 그대로 있는지 확인했다.
처음 도착했을 때는 두 분 모두 그 이동장 안을 내려다봤었다.
돌아갈 때는 한 분이 빈 이동장을 들었다.
다른 분은 스톤이 담긴 용기를 챙겼다.
처음 전화했을 때 토끼도 장례가 되는지부터 물어보셨다고 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는 것보다 직접 전화해서 물어보니 빨랐다는 말씀도 하셨다.
사실 상담에서 한 번 설명드린 내용도 현장에서는 다시 질문이 나온다.
몸을 정돈할 때도, 화장하기 전에도, 유골을 수습할 때도.
그날 두 분도 그랬다.
나 역시 앞에서 설명을 드렸으니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하고 넘어갈 때가 있다.
그날은 처음 상담 자리에 앉아 휴대전화 메모를 열던 모습이 기억에 남았다.
더 알아보고 싶으시다면
반려동물과의 시간을
조금 더 따뜻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처음 함께하는 일상부터 노령기 돌봄, 이별 준비와 장례까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모든 시간을 조금 더 따뜻하고 덜 후회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차분히 정리해두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