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머니는 집을 나서기 전부터 작은 천을 몇 번이나 접었다 폈다 했어요. 가방에 넣었다가 다시 꺼내고, 모서리를 맞춰 접은 다음 또 넣고요. 제가 “그거 가져갈 거야?” 하고 물으니 그냥 챙겨 가고 싶다고만 하셨어요. 무슨 말을 더 붙이면 마음이 바뀔까 봐 저도 더 묻지는 않았습니다.
용인에서 운전은 제가 했고, 할머니는 가방을 무릎 위에 놓고 손잡이를 만지작거렸어요. 도착해서 접수하는 동안에도 바로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으셨습니다. 제가 먼저 진행 순서를 듣고 돌아와 옆에 서자 그제야 천천히 따라오셨어요. 고양이는 하얀 털의 작은 아이였는데, 사진에서처럼 새하얗게 정리된 모습이라기보다 털결이 조금씩 방향을 달리하고 얼굴 주변도 자연스럽게 보였어요. 저는 처음에 휴대전화를 들었다가 한 장만 찍고 내렸습니다. 화면을 보는 것보다 직접 곁에 있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먼저 몸을 살피고 정돈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장례지도사님이 무엇을 하는지 순서를 설명해 주셔서 저희도 옆에서 지켜봤어요. 할머니는 가까이 다가가 한참 바라보셨고, 저는 조금 뒤에서 휴대전화를 들고 기다렸습니다. 고양이는 몸을 쭉 펴고 누운 것처럼 보이지 않았어요. 앞발을 가슴 쪽으로 접고 뒷다리도 몸 가까이 둔 채 옆으로 살짝 말린 모습이어서, 평소 고양이들이 몸을 둥글게 말고 쉬는 자세가 떠올랐습니다. 털을 정돈하는 손길도 급하지 않았고요.

그때 할머니가 가방에서 가져온 천을 꺼냈어요. 고양이 곁에 가까이 가져가셨지만 덮지는 않으셨습니다. 조금 들고 있다가 가장자리를 다시 맞춰 접어 가방에 넣으셨어요. 그 천은 그 자리에 두고 오는 물건이 아니라 집에 가지고 돌아가고 싶은 것이었나 봐요. 저는 그걸 보고 따로 챙겨두기로 했습니다.
작별 인사를 할 때 할머니는 준비대 가까이에 앉으셨고, 저는 옆에 의자를 당겨 앉았습니다. 꼭 무슨 말을 해야 할 것 같았는데 처음에는 이름만 몇 번 불렀어요. 할머니는 고양이 머리 옆에 손을 잠깐 대고, 손을 거둔 뒤에도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으셨습니다. 사진을 찍으려고 휴대전화를 들 때는 할머니 얼굴이 들어가지 않도록 각도를 낮췄어요. 결과적으로 고양이 얼굴과 제 손끝만 조금 남았는데, 그게 오히려 그날 제가 본 모습에 가까웠습니다.

처음엔 기본으로만 하고 갈까 했지만, 정돈된 아이를 보고 나니 수의를 입히고 관에 눕혀 꽃도 곁에 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른 수의는 아이보리색 바탕에 빨강과 청록, 노랑이 들어간 옷이었습니다. 색이 조금씩 달라서 처음에는 눈에 띄었는데, 관에 아이를 눕히고 꽃을 놓으니 과하게 튀지 않고 아이한테 잘 어울렸어요. 할머니가 가져온 천은 그 과정에 섞지 않고 가방에 따로 두었습니다.
화장 준비를 마친 뒤에는 수의가 머리부터 발, 꼬리까지 몸 전체를 감싸고 있었습니다. 그 상태로 작은 나무 관에 눕혔고, 꽃은 관 가장자리에 단정하게 놓였어요. 고양이 몸이 반듯하게 사람처럼 누워 있는 모양이 아니라, 관 안에서도 몸을 살짝 둥글게 말아 자연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할머니와 저는 마지막으로 곁에 앉아 조금 더 인사한 다음에야 참관창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참관창은 아래쪽이 벽이고 위쪽만 유리였어요. 검정 커튼이 닫혀 있을 때는 안쪽이 보이지 않았고, 커튼이 걷히자 어두운 설비와 관이 유리 너머로 조금씩 보였습니다. 저희는 보호자 쪽에서 전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할머니는 가방을 무릎 앞에 들고 계셨고, 저는 휴대전화를 잠시 내려둔 채 옆에 서 있었어요. 그때는 사진을 더 남기기보다 같이 보는 게 중요하게 느껴졌습니다.
화장이 끝난 뒤에는 유골 수습도 확인했습니다. 크기가 다른 뼛조각이 있고 작은 파편과 가루도 조금 섞여 있었어요. 안내를 들으며 차례대로 확인한 뒤, 작은 기본 유골함에 담아 받았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제가 유골함을 들고 할머니는 가방을 들었어요. 기본 화장비 20만 원에 수의와 관, 꽃장식 비용 30만 원을 더해 총 50만 원이었습니다.

집에 도착한 뒤 할머니는 가방에서 천을 꺼내 식탁 위에 놓고 다시 접었습니다. 유골함은 그 옆에 두었고요. 할머니는 모서리를 천천히 맞추더니 한동안 손을 올려두셨습니다. 저는 그 천이 어떤 물건인지 끝내 묻지 않았어요. 그날은 고양이는 수의와 관, 꽃과 함께 보내고, 할머니의 천은 할머니 손으로 다시 접어 집에 두는 걸로 마무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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