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강아지장례를 알아보면서 제가 먼저 확인한 건 딸이 전 과정을 함께 봐도 되는지였습니다. 고등학생이라 해도 막상 화장하는 모습까지 보는 게 괜찮을지 아버지 입장에서는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딸은 가겠다고 했고, 저는 차를 몰고 둘이 같이 갔습니다.
도착하고 나서 딸은 가방을 의자 옆에 내려놓고 제 옆에 앉았습니다. 저는 안내를 듣고 이것저것 확인하느라 계속 서 있었는데, 딸은 한동안 말이 없었어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제가 대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냥 옆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날은 아이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하나씩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꽉 찬 느낌이었습니다.

우리 아이는 크림색 털이 풍성한 작은 강아지였고, 여덟 살 정도에 몸무게는 3kg쯤이었습니다. 기본 화장비는 20만 원이었어요. 좋은 수의와 관, 꽃장식까지 부탁해 30만 원이 더 들었고, 유골은 전부 스톤으로 만들기로 해서 스톤 제작비 20만 원이 추가됐습니다. 합해서 70만 원이었습니다. 꽃과 수의를 갖춰 보내고 싶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있었는데, 스톤은 유골을 어떻게 간직할지 생각하다가 선택했습니다.
정돈을 마친 아이를 보니 집에서 보던 모습과는 다르게 조용했습니다. 장례지도사님이 털을 정돈하고 몸을 닦아 주셨고, 딸은 제 옆에서 휴대전화로 기록했습니다. 딸이 카메라를 들고 있는 동안 저는 아이 가까이에 갔다가 조금 떨어져 있기도 했습니다. 한쪽에만 오래 서 있지 못하겠더라고요.

수의를 입히고 관에 눕힌 뒤에는 얼굴이 보이는 상태로 인사를 했습니다. 몸과 발, 꼬리까지 수의가 감싸고 있었고, 주변에는 흰 꽃이 놓여 있었습니다. 꽃장식이 생각보다 풍성했어요. 딸은 관 옆에 앉아 한동안 내려다봤고 저는 반대편에서 서 있었습니다. 둘이 같은 자세로 서 있지는 않았지만, 같은 아이를 보고 있다는 건 분명했습니다.

화장 참관은 보호자 공간에서 했습니다. 검은 커튼이 걷히고 창 너머로 어두운 설비와 관이 보였어요. 창문 아래쪽은 벽으로 막혀 있고 위쪽으로 내부를 볼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딸은 화면을 들었다가 내렸다가 했고, 저는 창 앞에서 자리를 거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끝까지 같이 보겠다고 온 딸이 그 자리에 계속 있어 준 게 고마웠지만, 그걸 딸의 마음이라고 제가 단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냥 함께 지켜봤습니다.

화장이 끝난 뒤에는 유골을 확인하고 스톤 제작을 진행했습니다. 작은 아이여서 뼛조각의 양도 많지는 않았지만, 크기가 다른 조각들이 섞여 있었습니다.
모든 유골을 스톤에 사용하기로 했기 때문에 따로 유골함에 남겨 담지는 않았습니다. 완성된 스톤은 큰 돌 하나가 아니라 작은 타원형 알들이었고, 투명한 용기에 담겨 있었습니다. 아이가 작았던 만큼 스톤도 손가락 끝에 올릴 수 있을 정도로 작았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는 딸이 찍어 둔 사진을 같이 봤습니다. 흔들린 사진도 많았는데, 그중 초점이 맞은 한 장을 골랐어요. 딸은 가방을 내려놓고 제 옆에 앉아 있던 때처럼 말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저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한동안 사진만 보고 있었습니다.

70만 원이라는 금액이 적지는 않았지만, 수의와 관, 꽃을 준비하고 스톤으로 남길 수 있어서 저희가 원했던 방식에 가까웠습니다. 그날 딸과 함께 끝까지 지켜보고 돌아왔다는 것, 그리고 집에서 사진 한 장을 같이 골랐다는 것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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