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려동물장례식장, 12년 함께한 육지거북을 데리고 온 보호자

처음 전화하셨을 때 보호자분은 키우던 동물이 거북이라고 말씀하셨다.

정확히는 헤르만육지거북.

거북이도 장례식장에서 화장할 수 있는지 물어보셨다.

서울 도봉구에서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알아보고 계셨는데, 검색해도 강아지나 고양이 이야기가 대부분이라 어디에 전화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하셨다.

거북이 화장으로 찾아보다가 파충류 장례, 특수동물 장례까지 검색해 보셨다고 했다.

종류와 체중을 여쭤보니 바로 답하셨다.

2.3kg이었다.

거북이도 장례가 되는지부터 물으셨다

보호자분은 평소 파충류를 키우는 사람들끼리 정보를 나누는 곳을 자주 찾아보셨다고 한다.

사료나 사육 환경에 대해서는 알아볼 곳이 많았는데, 장례는 정보가 별로 없었다고 하셨다.

그날은 거북이 장례가 가능한지 확인하고, 기본 화장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꽃이나 다른 장식은 따로 하지 않고 싶다고 하셨다.

유골은 기본 유골함에 담아 집으로 가져갈 계획이었다.

비용은 기본 화장비 200,000원이었다.

몸을 정돈하고 기본 한지 수의로 감싸 개별 화장을 진행한 뒤, 유골을 수습하고 분골해 기본 유골함에 담아 드리는 구성이었다.

별도의 관이나 유료 수의, 스톤 같은 추모상품은 추가하지 않았다.

직접 데려오신다고 해서 픽업도 필요하지 않았다.

보호자분은 금액보다 장례를 진행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지 다시 물으셨다.

정돈하는 과정부터 화장, 유골 수습과 유골함에 담는 과정까지 함께 보실 수 있다고 안내했다.

사진부터 보여주셨다

장례식장에 오신 분은 30대 남성 보호자였다.

회녹색 셔츠를 입고 계셨고, 소매를 걷은 채 이동 상자를 테이블 옆에 내려놓으셨다.

상자를 열기 전에 휴대전화를 꺼내셨다.

집에서 찍은 아이 사진을 보여주셨다.

노란 갈색 등갑에 검은 무늬가 섞여 있는 거북이었다.

12년을 함께 지냈다고 하셨다.

정확한 나이보다는 함께한 기간을 말씀하신 거였다.

보호자분은 집에서 아이가 무엇을 먹고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하셨다.

사육 환경 이야기는 익숙하게 하시다가 장례 순서를 안내하니 조금 조용해지셨다.

다음에는 어디로 가면 되는지 물으셨다.

우선 아이를 정돈할 자리로 안내했다.

등갑의 무늬를 한참 보셨다

아이를 작업대로 옮겼다.

몸이 기울지 않도록 아래쪽을 받치고 천 위에 내려놓았다.

등갑은 손바닥 하나로 덮기에는 큰 크기였다.

머리와 다리는 아래쪽으로 늘어져 있었고 눈은 감겨 있었다.

보호자분은 작업대 옆에 서 계셨다.

몸과 등갑을 살피면서 겉에 남아 있는 작은 이물과 먼지를 조심스럽게 닦았다.

받침도 고르게 폈다.

거북이의 몸이나 다리를 억지로 펴지는 않았다.

등갑도 광택을 내려고 따로 손질하지 않았다.

정돈을 마친 뒤 보호자분이 조금 가까이 오셨다.

등갑 뒤쪽의 무늬를 가리키셨다.

사진을 찍으면 그 부분이 잘 보인다고 하셨다.

처음 상담 자리에서 보여주셨던 사진에도 검은 무늬가 선명했다.

보호자분은 그 부분을 한동안 보고 계셨다.

꽃은 놓지 않았어요

흰 기본 한지를 준비했다.

등갑 위에 한지를 얹고 양옆으로 내려 몸을 감쌌다.

다리와 몸이 가려지도록 정리하고, 얼굴은 잠시 보이게 두었다.

보호자분이 가까이에서 준비된 모습을 확인하셨다.

별도의 장식 수의나 관은 없었다.

추모 자리에도 꽃은 놓지 않았다.

보호자분이 처음부터 꽃이나 장식을 하지 않고 기본으로 진행하고 싶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흰 천 위에 아이가 놓여 있었다.

보호자분은 테이블 가까이 다가와 한동안 서 계셨다.

손을 올렸다가 다시 거두시더니, 집에서 사용하던 밥그릇 이야기를 하셨다.

먹을 것을 놓아주면 가끔 그릇 가장자리를 밟고 지나갔다고.

빠르게 움직이는 동물은 아닌데, 잠깐 다른 곳을 보고 돌아보면 생각보다 멀리 가 있을 때도 있었다고 하셨다.

말씀하시다가 아이 쪽으로 손을 가져가셨다.

나는 조금 떨어져서 기다렸다.

보호자분이 손을 거두신 뒤 다음 절차로 넘어가도 되는지 여쭤봤다.

이제 괜찮다고 하셨다.

얼굴이 보이던 부분까지 한지로 감싸고 화장 준비를 했다.

화장하는 모습도 직접 보셨다

화장 참관 공간으로 이동했다.

보호자 공간과 화장 설비가 있는 곳은 유리막으로 분리되어 있었다.

옆에는 커튼도 있었는데, 이날은 열어두었다.

화장로 쪽은 조금 어두웠다.

보호자분이 유리 너머로 볼 수 있는 자리를 안내드렸다.

아이를 화장 준비대에 옮겼다.

별도의 관은 없고, 기본 한지로 감싼 상태였다.

다른 동물과 함께하지 않고 개별 화장으로 진행한다고 다시 말씀드렸다.

보호자분은 유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서서 지켜보셨다.

화장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안내받은 자리에서 기다리셨다.

잠깐 자리를 옮기셨다가 다음 절차가 시작되면 불러달라고 하셨다.

화장이 끝난 뒤 유골을 수습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을 때 다시 안내드렸다.

남은 유골을 수습하는 과정을 보호자분도 함께 보셨다.

보호자분이 트레이를 가까이에서 살펴보셨다.

그리고 이다음에는 유골함에 담는 건지 물으셨다.

분골을 마친 뒤 기본 유골함에 담아 드린다고 설명했다.

유골함을 받아 집으로 돌아가셨다

유골을 분골한 뒤 기본 유골함에 담았다.

작고 무늬가 없는 아이보리색 함이었다.

뚜껑을 닫기 전에 보호자분이 안쪽을 확인하셨다.

확인하신 뒤 뚜껑을 닫았다.

보호자분이 함을 두 손으로 들어보셨다.

비용은 처음 안내한 그대로 200,000원이었다.

추가 유료 상품을 선택하지 않으셨고, 직접 데려오셨기 때문에 별도 픽업비도 없었다.

보호자분은 유골함을 잠깐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셨다.

그러더니 휴대전화를 다시 꺼내셨다.

처음 상담할 때 보여주셨던 아이 사진을 찾고 계셨다.

이번에는 먹이 그릇 옆에 있는 모습이었다.

보호자분은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고 함을 양손으로 받으셨다.

나가시는 길을 안내해 드렸다.

보호자분이 유골함 아래를 받친 손을 한 번 고쳐 잡으셨다.

처음 오셨을 때 테이블 옆에 내려놓으셨던 이동 상자도 함께 챙기셨다.

나는 문 앞에서 인사드렸다.

그분이 보여주셨던 사진에는 거북이와 밥그릇이 함께 있었다.

무늬가 선명하게 보이던 등갑도 기억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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