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은 꽃을 귀 가까이에 놓고 싶어 했고, 다른 사람은 조금 아래가 좋겠다고 했다. 저는 들고 있던 꽃을 잠깐 내려놓았다. 두 사람이 직접 자리를 잡아보는 편이 낫겠다 싶었다. 서울 성북구에서 강아지 장례를 알아보고 찾아온 커플이었다. 반려동물 장례 상담 때는 수의와 관, 꽃을 함께 준비하고 싶다고 했지만, 막상 아이 앞에 서니 꽃 한 송이를 놓는 자리부터 다시 보게 됐다.
처음 도착했을 때 남자 보호자는 이동장을 들고 있었고, 여자 보호자는 옆에서 문 쪽이 기울지 않는지 보고 있었다. 입구에서 제가 이동장을 받아 안정된 곳에 내려놓았다. 두 사람은 짐을 정리하기 전에 안쪽의 아이부터 살폈다.
나이를 여쭈었을 때 대답이 조금 늦어졌다. 입양해서 정확한 생일은 모르고, 아마 아홉 살쯤 되었을 거라고 했다. 함께 지낸 기간은 두 사람이 거의 동시에 대답했다. 여섯 해라고 했다. 저는 추정 나이와 함께한 시간을 나누어 적었다.

아이는 몸무게 6kg 정도의 황갈색 믹스견이었다. 얼굴에 비해 귀가 크고, 입 주변은 몸통보다 털빛이 옅었다. 가슴에는 작은 흰 무늬가 있었다. 누워 있는 쪽 귀가 천에 눌리지 않도록 살짝 펴고, 가슴과 골반 쪽을 함께 받쳐 작업대로 옮겼다. 생전에 귀가 잘 서던 아이여도 누운 몸을 정돈할 때는 받침에 닿는 부분부터 살핀다.
상담에서는 고른 구성과 비용을 먼저 확인했다. 기본 화장비 23만원에 수의·관·수수한 꽃장식을 포함해, 이번 장례의 총 패키지 비용은 50만원이었다. 선택한 구성 안에서 저희가 꽃 준비하기로 했고, 기본 유골함에 담아 집으로 가져가는 것까지 확인했다.
화장할 때만 보겠다는 뜻은 아니었다. 몸을 정돈하는 것부터 마지막 유골을 확인하고 함을 받는 것까지, 두 사람이 전 과정을 지켜보기로 했다. 제가 이동장 문을 고정하는 동안 한 사람은 옆에 섰고, 다른 사람은 작업대 쪽으로 먼저 자리를 옮겼다.
입 주변과 귀 바깥쪽을 조심스럽게 닦고, 눌린 짧은 털을 손끝으로 정리했다. 몸을 한 번 돌려야 할 때에는 어디를 받칠지 먼저 말씀드렸다.
귀 끝에 접힌 부분이 남아 있어 한 번 더 살폈다. 반듯하게 세우려 하지 않고 바닥에 닿는 귀 가장자리를 편하게 놓았다. 털빛이 옅은 입가도 그대로 두었다. 저는 얼굴 주변 정돈을 마친 뒤 두 사람이 만져보고 싶은 곳이 있는지 물었다. 여자 보호자는 귀 바깥쪽을 손가락으로 한 번 쓸었다.

준비한 수의는 밝은 아이보리색이었다. 몸 아래로 천을 받쳐 감싸고, 목 가까이 뭉친 부분을 펴주었다. 앞발과 꼬리는 안쪽에 편하게 정리했다. 추모하는 동안에는 얼굴과 귀가 보이게 두었다.
아이 크기에 맞는 관에 옮긴 뒤에도 한쪽 귀가 관 벽에 닿는지 다시 봤다. 머리 아래 받침을 조금 옮기니 귀 옆에 여유가 생겼다. 남자 보호자가 가까이 몸을 숙여 보고는 그 자리가 괜찮다고 했다. 두 사람은 아이의 머리가 어디를 향하는지, 천이 얼굴을 가리지 않는지 차례로 살폈다.

꽃은 흰 국화 몇 송이만 준비했다. 관 안을 둘러 채우지 않고 얼굴 옆과 몸 아래쪽에 나누어 놓으려 했다. 여자 보호자가 꽃 한 송이를 들고 귀 가까이에 대보자 남자 보호자가 조금 아래를 가리켰다. 큰 귀가 가려지는 것이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저는 꽃을 잠시 빼고 두 사람이 손을 넣을 수 있게 한 걸음 물러났다. 여자 보호자가 먼저 몸통 옆에 놓았고, 남자 보호자는 발치 쪽 꽃을 관의 긴 변과 나란하게 돌렸다. 둘이 한꺼번에 움직이지는 않았다. 한 사람이 놓으면 다른 사람이 얼굴 쪽에서 보고, 다시 조금 옮겼다. 마지막에는 귀 옆을 비워두기로 했다.
꽃을 다 놓고도 두 사람은 바로 손을 떼지 않았다. 한 사람은 관 가장자리에 손을 얹었고, 다른 사람은 수의의 접힌 부분을 손끝으로 폈다. 제가 대신 정리하려다가 그대로 기다렸다. 어느 자리에 꽃을 놓을지 정하는 시간이 인사하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추모실에서는 둘이 함께 있을 수 있도록 자리를 비웠다. 이후 보호자가 불러 다시 들어갔을 때도 곧장 관을 움직이지 않았다. 더 인사하고 싶은지 여쭈었고, 잠깐만 더 보고 싶다고 해 기다렸다. 입양하기 전의 시간을 제가 묻지는 않았다. 두 사람이 알고 있는 여섯 해의 이야기를 할 자리에 제가 질문을 보탤 필요는 없었다.
준비가 되었다고 알려준 뒤 화장 순서를 다시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얼굴을 보고, 화장 준비 때는 한지를 덧대 얼굴과 귀, 발과 꼬리까지 모두 덮었다. 관 안에서 천이 들뜨지 않는지 확인한 뒤 옮겼다.
참관창에서는 여자 보호자가 유리 가까이 갔고, 남자 보호자는 반걸음 뒤에 섰다. 여자 보호자가 창틀에 팔을 기대자 남자 보호자는 옆으로 조금 비켜 시야를 비워주었다. 두 사람을 나란히 세우지는 않았다.
검정 커튼을 걷은 창 너머로 관이 보였다. 아래쪽은 벽이라 준비대의 아랫부분까지 보이지는 않았고, 상단 유리 너머의 어두운 공간에서 화장 설비와 관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시작해도 되는지 마지막으로 여쭙고 개별 화장을 진행했다.

화장이 끝나고 수습한 유골을 보여드릴 때에는 설명을 조금 천천히 했다. 분골 전이라 얇고 비교적 큰 뼛조각 사이에 작은 파편과 가루가 함께 있는 상태였다. 여자 보호자가 먼저 가까이 봤고, 남자 보호자는 쟁반 쪽으로 몸을 숙였다. 저는 쟁반이 움직이지 않게 받침에 내려놓고 두 사람이 확인할 때까지 기다렸다.
앞으로 어떻게 함에 담기는지 물어 분골 과정을 안내했다. 지금 확인한 유골을 분골한 뒤 기본 유골함에 담아드리는 순서라고 말씀드렸다. 두 사람이 충분히 본 것을 확인하고 다음 작업을 진행했다. 마지막 함만 건네기보다 중간 상태를 보고 넘어가고 싶다는 처음의 요청대로였다.
추모 방식으로 스톤도 알아봤지만, 기본 유골함을 집으로 가져가기로 했다고 했다. 저는 그 선택에 맞춰 작은 아이보리색 함을 준비했다. 꽃무늬나 별도 장식이 없는 함이었다. 분골한 유골을 담고 뚜껑과 전달 상태를 확인했다.
남자 보호자가 먼저 함 아래를 받쳤다. 여자 보호자는 옆에서 보다가 함의 옆면을 가볍게 짚었다. 두 사람이 번갈아 들어본 뒤 이동할 때는 한 사람이 안정되게 안기로 했다.

출발 준비를 하면서 비용과 전달한 물품을 다시 확인했다. 선택한 수의·관·꽃장식과 기본 화장비가 포함된 50만원이었고, 스톤 비용은 더해지지 않았다. 함을 포장하는 동안 남자 보호자는 빈 이동장의 문을 닫았다.
밖으로 나갈 때에는 여자 보호자가 포장한 함을 품에 받쳤고, 남자 보호자가 이동장을 들었다. 입구의 문을 제가 잡아드렸다. 두 사람이 차 쪽으로 걸어가다 잠시 멈춰 짐을 고쳐 들었고, 다시 나란히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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