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보내준 사진을 오늘 열어봤어요. 장례를 치른 지 닷새 됐네요. 메시지가 온 건 알고 있었는데, 며칠 동안은 대화창 위에 뜬 작은 사진만 보고 닫았어요.
처음 몇 장은 제가 기억하는 모습이었어요. 상담하던 자리, 아이 털을 정돈해주던 손, 마지막에 놓아준 흰 국화 한 송이. 그러다 제가 보지 못한 사진이 나왔어요. 저는 대기실에 있었고, 동생이 대신 남아서 보고 있던 때였어요.
장례 전에 저는 끝까지 다 보겠다고 했거든요. 실제로는 중간에 쉬었고요. 오늘 사진을 보다 보니 제가 어디까지 보고, 그다음은 누구에게 맡겼는지가 조금씩 구분됐어요.

예약할 때는 제가 다 정했어요
아이는 회색 털을 가진 고양이였어요. 열한 살쯤으로 알고 있었는데, 입양 전 나이는 정확하지 않아요. 저와 산 건 8년이고요. 종이봉투만 펼치면 꼭 들어가 보던 아이였어요. 몸이 다 안 들어가도 일단 머리부터 넣었고요.
서울 도봉구 집에서 장례를 알아볼 때는 동생에게 운전만 부탁했어요. 서울 고양이 장례를 검색하고 스타펫에 연락한 것도, 기본 장례로 하겠다고 말한 것도 저였어요. 막상 떠나기 전에는 자꾸 챙긴 걸 다시 보게 돼서 동생이 현관에서 기다렸어요.
도착해서 아이를 맡기고 상담을 받았어요. 체중은 4.4kg이었고, 기본 화장비는 20만원이었어요. 기본 정돈과 한지 수의, 추모, 개별화장 뒤 유골 수습·분골, 기본 유골함까지 포함된 구성이었어요. 저희는 추가 수의나 관은 선택하지 않았고, 흰 국화 한 송이는 무료로 준비해주셨어요. 총비용도 20만원이었고요.
가격보다 제가 여러 번 확인한 건 참관이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볼 수 있는지 물었고, 볼 수 있다고 안내받았어요. 그때는 정말 계속 서 있을 수 있을 줄 알았어요.

아이 몸과 털을 정돈하는 동안 저는 바로 옆에 있었어요. 얼굴 주변을 닦아주고, 몸을 받쳐 자세를 잡아주셨어요. 회색 털이 수건 위에 닿아 있는 모습이 기억나요. 평소에는 제가 털을 만지면 꼬리 끝부터 움직이곤 했는데, 그날은 제 손만 움직였어요.
추가로 고른 물품은 없어도 이런 과정은 차근차근 이어졌어요. 사진을 보니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가까이 서 있었더라고요. 동생은 제 옆에서 조금 물러나 찍었고요.

한지로 몸을 감싼 뒤에는 개별 추모실에서 인사했어요. 얼굴은 볼 수 있게 놓아주셨고, 흰 국화 한 송이가 몸 위에 있었어요. 저는 한동안 손을 떼지 못했어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집에서 부르던 식으로 짧게 불렀어요.
동생도 인사하고 나서는 옆에서 기다렸어요. 저한테 이제 가자고 하지는 않았어요. 저는 고개를 끄덕였다가도 다시 얼굴을 봤고요. 정해둔 말을 끝내는 식으로는 안 되더라고요.
화장이 시작된 뒤에는 잠깐 쉬었어요
화장 준비 때는 한지로 얼굴과 발, 꼬리까지 덮어주셨어요. 보호자 공간의 창 너머로 준비되는 모습을 봤어요. 아래쪽은 벽이고 위쪽만 유리였고, 검정 커튼을 걷으면 어두운 안쪽이 보였어요.
저와 동생이 함께 화장 시작을 확인했어요. 그다음부터 다리가 무겁고 어깨에 힘이 빠졌어요. 울다가 쓰러진 건 아니에요. 그냥 계속 서 있는 게 버거웠어요.
“저 잠깐 앉아 있어도 될까요?”
대기실에서 쉬어도 된다고 해서, 동생에게 여기 남아 있어 달라고 했어요. 동생은 자기가 보고 있겠다고 했고요.

이 사진은 제가 나온 뒤 동생이 찍은 거예요. 저는 마지막으로 창을 봤던 장면과 섞어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사진에는 동생 혼자 서 있던 쪽의 시야가 남아 있었어요. 잠깐 들고 찍은 뒤에는 다시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고 해요.

저는 대기실 소파 끝에 기대 있었어요. 잠을 잔 건 아니고, 눈을 감았다 떴다 했어요. 동생이 잠깐 와서 제가 쉬는 모습을 한 장 남기고는 다시 돌아갔어요. 그때 저는 계속 거기 있어 달라고만 했네요.
동생이 “사진은 나중에 봐도 돼”라고 했던 게 생각나요. 그 말을 듣고도 당일에는 볼 생각을 못 했어요. 가방에서 휴대전화를 꺼내는 것도 귀찮았거든요.
처음 예약할 때는 같이 가는 사람에게 운전만 부탁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날은 중간에 역할이 바뀌었어요. 동생이 설명을 듣고, 확인하고, 제가 돌아갈 때를 알려줬어요. 제가 직접 보지 않은 부분은 아래 사진과 동생에게 들은 얘기로 알게 됐어요.
화장 후에는 유골을 수습하고 분골하기 전에 확인하는 과정이 있었어요. 동생이 찍은 사진에는 크기가 다른 뼛조각과 작은 파편들이 보였어요. 저는 이때까지 소파에 있었어요. 그 장면은 오늘 사진으로 처음 봤어요.
동생이 먼저 확인한 뒤 분골을 진행했고, 저는 유골함을 받을 때 다시 함께했어요. 돌아오니 설명을 듣고도 바로 대답이 안 나와서, 동생 쪽을 한번 봤어요. 동생이 제가 앉을 자리를 비워줬고요.

기본 유골함은 무늬 없는 작은 아이보리색이었어요. 유골을 담은 함을 앞에 놓아주시고, 제가 손으로 받아 들었어요. 그때는 다시 제가 할 수 있겠더라고요. 동생은 가방을 챙기고 차까지 같이 걸어갔어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사진을 보내달라고만 했어요. 동생이 보내주고 나서도 저는 바로 열지 않았어요. 유골함은 집에서 정해둔 안정된 선반에 두었고, 그날은 둘이 간단히 먹고 헤어졌어요.
닷새 지나서 보니
오늘 사진을 넘기다 유골함을 받는 장면에서 멈췄어요. 중간 몇 장에는 제가 없는데, 이 사진에는 제 손이 다시 나와 있네요. 당일에는 모든 일이 한꺼번에 지나간 것 같았는데 사진마다 조금씩 달랐어요.
다 보고 있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갔지만, 실제로는 동생과 나눠서 봤어요. 혼자였다면 쉬겠다는 말을 더 늦게 했을 것 같아요. 그날 제게 도움이 됐던 건 중간에 자리를 비워도 동생이 남아 있을 수 있었던 점이에요. 잠깐 앉았다가 유골함을 받을 때 다시 함께할 수 있었던 것도요.
사진을 전부 다시 보지는 않았어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보고 동생에게 답장을 보냈어요.
“이제 봤어. 찍어줘서 고마워.”
동생은 아직 안 본 줄 알았다며 밥은 먹었냐고 물었어요. 저는 먹었다고 보내고, 휴대전화를 식탁 한쪽에 내려놨어요.
더 알아보고 싶으시다면
반려동물과의 시간을
조금 더 따뜻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처음 함께하는 일상부터 노령기 돌봄, 이별 준비와 장례까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모든 시간을 조금 더 따뜻하고 덜 후회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차분히 정리해두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