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분이 도착하셨을 때 남편분이 이동장 문을 열고 계셨다.
안에 깔려 있던 수건이 조금 접혀 있었는데, 아내분이 먼저 그 부분을 펴주셨다.
조금 전까지 동물병원에 계셨다고 했다.
처음 연락을 주셨을 때는 고양이 장례보다 아이의 안락사 문제로 고민이 많으셨다. 오랫동안 아팠고, 병원에서도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치료가 많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셨다.
그렇다고 바로 결정을 내릴 수는 없었다고 했다.
두 분이 몇 번이나 상의하고 다시 병원에 물어보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병원에서 아이를 데리고 오셨다
아이는 열여섯 살 코리안숏헤어였다.
두 분과 함께한 시간도 16년.
몸무게는 5.5kg이었다.
갈색 줄무늬가 있는 고양이였고, 입가와 턱 아래에는 흰 털이 조금씩 섞여 있었다.
이동장 안에는 집에서 가져온 수건이 깔려 있었다.
아내분이 아이 목 뒤를 잠깐 만져보셨다.
남편분은 옆에서 이동장을 잡고 계셨다.

안락사를 결정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하셨다.
아내분은 조금 더 기다렸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고 했다.
남편분은 아이가 아픈 상태로 더 지내야 하는 게 마음에 걸렸다고 하셨고.
어느 쪽이 맞는지 쉽게 답을 낼 수 없었다고 했다.
처음 상담했을 때도 그런 이야기를 들었었다.
나는 장례지도사라서 아이의 상태를 의학적으로 판단하거나 안락사 여부를 결정해 드릴 수는 없었다.
두 분은 수의사와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고 충분히 상의한 뒤 결정을 내리셨다.
스타펫은 연계된 동물병원을 통해 수의사가 , 마취 후 상태를 확인하고 안락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그 뒤 두 분이 아이를 직접 데리고 장례식장으로 오셨다.
장례는 수의와 관, 꽃을 준비하기로 했다
장례식장에 도착한 뒤에는 비용과 진행 내용을 다시 확인했다.
이날 연계 동물병원에서 안내된 안락사 비용은 70,000원이었다.
마취약과 기본 약물 비용이 포함된 금액이었다.
스타펫에서 장례까지 이어서 진행하는 조건으로 안내된 비용이었고, 별도 추가 비용은 없었다.
병원에서 안락사만 따로 진행할 때도 같은 금액이라는 뜻은 아니었다. 장례는 기본 화장만 진행하면 230,000원인 체중 구간이었다.
그런데 두 분은 수의와 관, 꽃장식까지 준비하고 싶다고 하셨다.
오래 아팠던 아이라 마지막에는 조금 예쁘게 해주고 싶다고.
아내분이 그렇게 말씀하시다가 미안하다는 말을 하셨다.
이번에는 기본 화장비가 포함된 500,000원 장례 패키지로 진행하기로 했다.
수의와 관을 준비하고 꽃은 너무 많지 않게 놓기로 했다.
두 분도 정돈하는 모습부터 직접 보시기로 했다.
아내분이 먼저 아이 가까이 오셨다
아이를 작업대로 옮겨 몸과 털을 정돈했다.
수건에 닿아 있던 쪽의 털이 조금 눌려 있었다.
갈색 줄무늬 사이로 털이 뭉친 부분도 보였고, 턱 아래에는 흰 털이 듬성듬성 남아 있었다.
필요한 부분을 조심스럽게 닦고 얼굴과 발 주변을 살폈다.
아내분은 처음부터 옆에서 보고 계셨다.
내가 잠시 손을 떼자 아이 가까이 오셔서 목 뒤를 쓰다듬으셨다.
조금 기다렸다가 다시 정돈을 이어갔다.

정돈이 끝나고 수의를 준비했다.
흰 수의로 몸을 감싸고 앞발과 뒷발, 꼬리까지 안쪽으로 정리했다.
얼굴은 마지막 인사를 하실 수 있도록 보이게 두었다.
남편분이 앞발도 천 안에 들어가는지 물으셨다.
그렇다고 말씀드렸다.
그다음 아이 몸에 맞는 작은 목관에 눕혔다.
꽃은 관 가장자리로 조금씩 놓았다.
흰색에 옅은 살구색이 섞인 꽃이었다.
얼굴 가까이에는 꽃을 많이 놓지 않았다.
아내분이 관 쪽으로 몸을 숙이시더니 귀 옆의 털을 한번 만져주셨다.
집에서도 그 부분이 자주 들떠 있었다고 하셨다.

병원에서도 인사했지만 조금 더 있고 싶다고 하셨다
추모공간에서 두 분이 아이 곁에 계셨다.
아내분이 먼저 가까이에서 보고 계셨고, 남편분은 조금 떨어져 계셨다.
그러다가 남편분도 관 쪽으로 다가오셨다.
두 분이 별말 없이 아이를 바라보는 시간이 길었다.
나는 조금 뒤로 물러났다.
잠시 후 아내분이 병원에서 충분히 인사를 못 한 것 같다고 하셨다.
그래서 여기서는 조금 더 있고 싶다고.
괜찮다고 말씀드렸다.
남편분도 아이 얼굴을 한동안 보고 계셨다.
아내분은 관 가까이에 손을 올리고 계셨고.
가끔 두 분이 짧게 이야기를 나누셨다.
그러다가 다시 조용해졌다.
얼마쯤 지난 뒤 이제 준비해도 괜찮겠느냐고 여쭤봤다.
아내분이 아이를 한번 더 보시겠다고 하셨다.
조금 더 기다렸다.
두 분이 인사를 마쳤다고 말씀하신 뒤에야 다음 준비를 했다.
꽃을 따로 정리하고 얼굴과 귀까지 흰 한지로 덮었다.
수의 안에 들어가 있던 발과 꼬리도 다시 확인했다.
그렇게 화장 장소로 이동했다.
화장하는 모습도 함께 지켜보셨다
화장 참관 공간으로 두 분을 안내했다.
아래쪽은 벽이고 위쪽에 유리로 된 참관창이 있었다.
검은 커튼을 걷으면 안쪽이 보이는 구조였다.
관에 누운 아이가 준비대에 놓인 모습을 두 분도 보셨다.

화장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안내받은 자리에서 기다리셨다.
나는 다음 과정이 준비됐을 때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화장이 끝난 뒤 유골을 수습했다.
유골을 기본 유골함에 담고, 뚜껑을 닫기 전에 확인하실 수 있도록 했다.
작은 아이보리색 유골함이었다.
별다른 무늬나 장식은 없었다.
아내분이 함을 받아 잠시 테이블 위에 놓으셨다.
남편분은 옆에 있던 빈 이동장을 챙기셨다.

유골함은 집으로 가져가지 않기로 했다
두 분은 처음부터 유골함을 어디에 둘지 의견이 같지는 않았다고 하셨다.
아내분은 집에서 계속 볼 수 있는 곳에 두고 싶으셨고, 남편분은 따로 찾아갈 수 있는 자리가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출근할 때마다 아이를 집에 두고 나오는 기분이 들 것 같다는 말씀도 하셨다.
메모리얼 스톤도 알아보셨지만 이번에는 봉안당을 선택하셨다.
두 분이 상의해서 정한 일이었다.
봉안당은 기본 1년 계약에 200,000원이었다.
1년이 지나면 계속 이용할지 결정하고, 이용하려면 연 단위로 재계약해야 하는 조건이었다.
이날 전체 비용은 이렇게 정리됐다.
| 구분 | 금액 |
|---|---|
| 연계 동물병원 안락사 진행비 | 70,000원 |
| 수의·관·꽃장식 포함 장례 패키지 | 500,000원 |
| 봉안당 기본 1년 계약 | 200,000원 |
| 전체 금액 | 770,000원 |

봉안당에 아이를 안치했다
안치할 자리를 안내해 드렸다.
맞벌이라 쉬는 날이 늘 같지는 않다고 했다.
같이 올 수 있는 날에는 함께 오고, 한 사람이 혼자 올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
봉안당 방문 가능 시간은 365일 24시간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유골함을 정해진 자리에 안치했다.
두 분이 가까이에서 확인하셨다.
남편분은 빈 이동장을 들고 먼저 문 쪽으로 가셨다.
아내분도 가방을 챙겨 따라 나오셨다.
나는 두 분을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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