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고양이장례 후, 유골함을 집 어디에 둘지 한참 고민했어요

유골함은 지금 거실 책장 두 번째 칸에 있어요. 소파에 앉으면 보이고, 현관에서 들어올 때는 조금 안쪽이라 바로 보이지 않는 자리요. 처음부터 거기로 정한 건 아니었어요. 집에 데려오겠다는 생각만 했지, 집 어디에 둘지는 생각을 못 했더라고요.

장례를 치르고 한 달쯤 지난 지금도 가끔 위치를 조금 바꿔봐요. 함을 옮긴다기보다 옆에 있는 사진을 앞으로 당겼다가 뒤로 밀었다가 해요. 남편은 그대로 둬도 괜찮다고 하는데, 저는 소파에 앉아서 보다가 또 일어나게 돼요. 사진이 너무 가려진 것 같아서요. 사실 그 정도로 가려진 것도 아닌데요.

우리 집 아이는 아홉 살이었고 저희와는 여섯 해를 같이 살았어요. 주황색 줄무늬 사이로 가슴이랑 앞발이 하얀 고양이였어요. 책장 아래에 해가 들면 꼭 그 앞에 누웠는데, 발끝만 햇빛에 넣고 몸은 그늘에 두기도 했어요. 책을 꺼내려고 가까이 가면 고개만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았고요.

그래서 함도 처음에는 그쪽에 놓으려고 했어요. 아이가 좋아했던 자리니까, 저는 별생각 없이 그곳부터 봤거든요. 그런데 바닥 가까이에 함을 내려놓으려니 손이 잘 안 떨어졌어요. 늘 몸을 길게 늘이고 누워 있던 자리에 작은 함 하나가 있는 게 낯설었어요. 결국 다시 식탁으로 가져왔습니다.

남편이 책장 안쪽 칸을 비워볼까 했어요. 평소 제가 소파에 앉아 있는 자리에서 잘 보이는 쪽이었어요. 저는 아래가 더 익숙한데 싶다가도, 거기에 계속 두고 볼 자신은 없어서 일단 그러자고 했고요. 책 몇 권을 다른 칸으로 옮겼어요. 그때도 저는 함을 들고 있었고 남편이 책을 정리했어요. 어디가 좋은지 말을 많이 하진 않았어요. 놓아보고, 둘 다 조금 떨어져서 보고, 다시 가까이 갔어요.

집에서 그렇게 오래 망설일 줄은 몰랐어요. 스타펫에서는 처음 상담할 때부터 기본 유골함을 받아 집으로 데려오겠다고 말씀드렸거든요. 다른 장소에 두는 건 그날 결정하고 싶지 않았어요. 일단 같이 집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습니다.

그날은 남편이 운전했어요. 양주 덕계동 집에서 나오면서 저는 이동가방 안에 깔아둔 수건을 다시 펴고 또 접었어요. 평소에는 안에서 몸을 돌리면 수건도 같이 뭉쳤는데, 그날은 제가 손으로 만지는 대로 그대로 있었어요. 차에 타서도 가방 쪽만 보느라 길은 잘 기억이 안 나요.

양주 고양이 장례를 알아보고 예약한 뒤 방문했지만, 도착해서 진행할 내용은 다시 들었어요. 저희 아이 체중은 5.2kg, 기본 화장비는 23만원이었고 기본 유골함이 포함됐어요. 별도 수의나 관은 고르지 않았고, 기본 정돈 후 한지로 감싸고 인사하기로 했습니다. 흰 국화 한 송이는 무료로 준비해주셨어요. 저희는 추가 비용 없이 총 23만원으로 진행했어요.

아이 몸을 정돈하는 동안에도 곁에 있었어요. 몸을 받쳐 눕히고 털을 정리해주시는데, 저는 흰 앞발만 계속 봤어요. 늘 책장 밑으로 조금 튀어나와 있던 발이었거든요. 한지로 몸을 감싼 뒤에는 얼굴을 보며 인사했어요. 국화는 한 송이만 몸 위에 놓여 있었고요.

추모실에서 저는 의자에 앉아 있다가 아이 곁으로 갔다가 했어요. 남편은 제가 가까이 가면 조금 뒤로 물러나 있었어요. 저한테 무슨 말을 해보라고 하지는 않았고, 제가 손을 떼면 자기가 조금 다가갔어요. 둘 다 아이 이름은 불렀는데 그다음에는 말이 잘 안 나왔어요.

저는 한동안 이마를 만졌어요. 집에서는 손을 대면 가끔 귀만 뒤로 움직였는데, 그날도 제가 습관처럼 귀 쪽을 봤던 게 생각나요. 지금도 그 장면은 오래 쓰기가 어렵네요. 사진은 남편이 몇 장 남겼지만, 인사하는 동안은 휴대전화를 내려놨어요. 저희가 인사를 마쳤다고 말씀드린 뒤 다음 순서로 넘어갔습니다.

저희는 전 과정을 함께 보기로 했어요. 화장 준비 때 얼굴과 발까지 한지로 덮어주신 다음, 보호자 쪽 참관창에서 봤습니다. 검정 커튼이 걷히고 어두운 안쪽 준비대가 보였어요. 창 아래쪽은 벽이어서 저는 가까이 서서 안을 봤고, 남편은 제 뒤쪽에 있었어요. 자꾸 한 손을 얼굴에 대게 돼서 다른 손은 창틀에 놓고 있었습니다.

개별화장이 끝나고는 수습한 유골을 확인했어요. 작은 뼛조각과 조금 큰 조각이 섞여 있었고, 확인한 뒤 분골해서 함에 담는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저는 설명을 듣다가 남편을 한번 봤어요. 남편도 같이 보고 있었어요. 분골하고 기본함에 담는 과정까지 확인하고 나서야, 이제 집으로 가는구나 싶었습니다.

함을 받을 때 저는 두 손을 먼저 내밀었어요. 무늬 없는 작은 아이보리색 함이었고, 남편이 옆에서 가방을 챙겼습니다. 오는 길에는 이동가방을 계속 들여다봤는데 돌아가는 길에는 함을 받쳐 들고만 있었어요. 뭔가 더 확인할 게 있을 것 같았지만 딱히 물을 말은 떠오르지 않았고요.

정작 집 문을 열고 들어와서 한참을 서 있었어요. 거실은 나갈 때랑 똑같았거든요. 아이 물그릇도 있고, 책장 아래 매트도 그대로 있었어요. 남편이 식탁 의자를 빼줘서 거기에 앉았습니다. 그제야 어디에 둘까 하는 얘기를 시작했어요.

책장 안쪽 칸을 정하고 나서는 집에 원래 있던 사진을 가져왔어요. 카메라를 보고 예쁘게 앉아 있는 사진은 아니에요. 매트에 엎드려 있다가 고개만 조금 든 사진인데 앞발이 잘 보여요. 저는 그게 좋아요. 실제로 매일 보던 모습이라서요. 액자도 새로 사지 않고 그대로 두었습니다.

처음 며칠은 그 칸에 다른 물건이 닿는 것도 신경이 쓰였어요. 책 한 권이 기대어 있으면 옆으로 밀었고요. 그런데 또 너무 비워놓으면 우리 집 책장 같지가 않아서, 옆 칸의 책들은 그대로 뒀어요. 남편이 리모컨을 올려두려다 멈추고 다른 데 놓는 걸 보고는, 저만 자꾸 의식하는 건 아니구나 했어요. 그렇다고 둘이 그 이야기를 길게 하지는 않았어요.

좋아하던 자리 가까이에 두면 마음이 좀 나을 줄 알았는데, 어디에 놓아도 보고 싶은 건 같더라고요. 다만 앉아서 볼 수 있는 자리를 고른 건 저는 잘한 것 같아요. 처음 며칠처럼 매번 일어나 가까이 가지 않아도 사진이 보여서요. 어떤 날은 말을 걸고, 어떤 날은 그냥 보고 지나가요.

아래 매트는 아직 치우지 않았어요. 함은 위에 있는데도 청소할 때는 매트를 들어서 바닥을 닦고 다시 놓습니다. 며칠 전 남편이 그것도 빨까 물었는데 조금 있다 하자고 했어요. 아직은 익숙한 모양으로 남겨두고 싶어서요. 남편은 알겠다고 하고 매트 옆에 밀려 있던 책 한 권만 제자리에 꽂았어요.

더 알아보고 싶으시다면

반려동물과의 시간을
조금 더 따뜻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처음 함께하는 일상부터 노령기 돌봄, 이별 준비와 장례까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모든 시간을 조금 더 따뜻하고 덜 후회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차분히 정리해두었습니다.

전화 상담 : 1899-5127